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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티드, 커리어 슈퍼앱으로의 도약

원티드, 커리어 슈퍼앱으로의 도약

2023.10.11
HR 테크 서비스 ‘원티드’가 새로운 심볼을 선보였습니다. 기존의 심볼은 채용 서비스답게 일자리, 추천인, 지원자의 3가지 요소를 원으로 표현한 형태였는데요. 이번에는 다양성, 연결, 가능성 이라는 더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개념을 키워드로 선택했습니다. 새 심볼은 세모, 네모, 원의 도형으로 다양성을, 심볼을 하나의 선으로 이음으로써 유연하게 연결되는 커리어 여정과 네트워크를, 다채로운 색상으로 커리어를 통해 발현될 수 있는 가능성을 표현했다는 설명입니다. 이뿐 아니라 심볼과 함께 바뀐 브랜드 슬로건, ‘일하는 사람들의 모든 가능성’은 원티드가 채용을 넘어 커리어 전반을 아우르는 슈퍼앱으로 도약하고자 함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습니다. 원티드는 리브랜딩 소개 페이지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일반 유저들도 잘 알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했는데요. 물론 TV 광고나 별도의 사이트를 통해 리브랜딩 소식을 알리는 방식은 이전에도 있었습니다(토스 사례). 그러나 흔하지는 않았고, 제작에 필요한 리소스나 비용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일임이 분명합니다. 그만큼 원티드는 이번 리브랜딩을 얼마나 중요하고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출처 : 원티드 리브랜딩 소개 페이지
사실 HR 서비스는 유저의 구직 활동이 끝나는 순간 앱 삭제라는 시원섭섭한 결말을 맞게 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결국 유저를 서비스 내에 계속 머물게 하는 것은 리브랜딩이 아니라 그럴만한 가치일 텐데요. (아무리 리브랜딩이 잘 되어도 별다른 기능 변화가 없으면 유저는 계속해서 이탈할 것입니다.) 원티드는 이 가치를 AI를 적극 활용한 ‘커리어 관리’에서 찾은 것 같습니다. 이는 이번 리브랜딩과 함께 이루어진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고, 먼저 원티드가 업데이트를 소개하는 방법부터 확인하겠습니다.

업데이트를 소개하는 방법

우선 영상입니다. 어떤 정보를 알리는 데는 글, 그림 등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지만, 최근 정보 습득 매체가 포털에서 유튜브나 틱톡 같은 영상 플랫폼으로 빠르게 옮겨가는 추세이므로 원티드가 리브랜딩 소개 영상을 따로 제작한 것은 현명한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원티드 웹과 앱에는 리브랜딩 소개 페이지로 이동하는 배너를 걸고, dim 배경을 깔아 주목도를 높였습니다. 배너를 닫기 전까지는 다른 행동을 할 수 없으므로 유저에게 확인을 강권한다는 인상입니다. 그럼에도 ‘얼마나 많은 유저가 이 배너를 클릭할까’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습니다. 아마 대다수의 유저는 원티드의 새로운 목표보다 기존에 쓰던 기능을 계속해서 쓸 수 있는지에 더 관심을 가질 테니까요.
(왼쪽부터) 원티드 웹, 앱
앱은 기본적으로 업데이트를 해야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업데이트 후 스플래시를 통해 원티드의 신규 심볼을 간단한 애니메이션과 함께 만나볼 수 있습니다.
원티드, 앱 업데이트 안내
원티드, 스플래시

퀵메뉴 변화

이번 업데이트의 주요 포인트는 개인화AI입니다. 이 중 개인화는 원티드 홈 상단의 퀵메뉴로 가장 먼저 확인 가능합니다. 기존 퀵메뉴에서 채용과 관련없는 것을 과감히 정리하고, 커리어 관련 메뉴를 추가해 유저가 자신의 커리어 전반을 한 눈에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요. ‘직군별 연봉’, ‘다음 커리어 찾기’와 같은 매력적인 메뉴를 통해 구직중이 아닌 유저도 원티드에 지속적으로 들어올 수 있게 만든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또한 모든 퀵메뉴는 유저가 미리 등록한 개인 정보에 기반하고 있어, 기본적으로 뭔가를 다시 입력할 필요가 없습니다. 예컨대 ‘직군별 연봉’을 클릭하면 해당 유저의 직업군의 평균 연봉을 보여주는 식입니다.
(왼쪽부터) AS-IS, TO-BE (앱, 웹)
퀵메뉴는 기존에 여러 곳으로 분산되어 있던, 또 ‘beta’ 딱지를 달고 있던 원티드의 많은 서비스를 접근성 좋게 모았다는 데도 의미가 있습니다. 기존에는 ‘뭔가 많은 것 같긴 한데 굳이’와 ‘저번에 그거 어디 있었더라’하는 인상이 깊었거든요. 물론 퀵메뉴는 그 특성상 노출 개수가 한정적이므로 웹에서는 ‘더보기’, 앱에서는 ‘전체’라는 신규 탭을 통해 전체 서비스를 한 눈에 확인하는 편이 더 좋겠습니다.
(왼쪽부터) 원티드 웹 ‘더보기’, 앱 ‘전체’

AI를 활용한 커리어 관리

사실 HR 시장에서 AI는 그리 낯선 개념이 아닙니다. 사람인, 잡코리아와 같은 플랫폼에서는 일찍이 AI를 활용해 면접 코칭, 자소서 코칭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죠. (사람인의 경우 추천 공고와 공고 매칭률, 매칭 사유까지 알 수 있는 기능도 가지고 있고요.) 그런 배경을 생각하면 원티드가 AI를 강조하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결국 이제부터는 각자 보유한 AI 기술이 얼마나 뛰어난가, 얼마나 활용도가 높은가의 싸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올해 5월, 원티드는 인터뷰를 통해 ‘1인 1 AI 매니저’의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습니다. 구직부터 연봉 협상까지, 커리어 전체를 관리해주는 매니저를 만들겠다는 겁니다. 여기에서 언급된 매니저가 바로 ‘원티드 에이전트’라는 AI입니다. 타 플랫폼의 경우 대개 AI를 구직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는데요. 원티드는 ‘원티드 에이전트’로 타 플랫폼에 없는 서비스를 선보이고(예컨대 연봉협상), 그것들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마치며

원티드는 개인적으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재직중인 회사에 입사할 때도 원티드를 사용했고, 함께 인터뷰한 적도 있고요. 심지어 주변에서 원티드 캐릭터 인형을 선물로 줬는데 단순히 귀엽다는 이유로 가방에 달고 다니고 있습니다. (누가 보면 원티드 직원인 줄 알겠네요.) 그런 서비스가 큰 포부를 가지고 발전한다는 것은 유저로써 기쁜 일입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지만, 부디 지금의 사용성을 잃지 않으면서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